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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 투자 경제 이야기

전세 제도에 대하여

by RM1729 2024. 6. 28.

전세 제도에 대하여

전세 제도에 대하여 알아보겠습니다.

전세 제도는 우리나라의 독특한 임대차 계약 방식으로 알려져 있는데요.

 

세계적으로 매매나 월세 계약을 주로 진행하는데

전세 제도는 우리나라를 포함하여 일부 국가에만 있을 정도로

독특한 제도라고 합니다.

전세 제도에 대하여
전세 제도에 대하여


 

전세 제도의 특징

전세 제도란 주택을 빌리는 사람(임차인)이 주택을 빌려주는 사람(임대인)에게

전세 보증금을 맡기는 조건으로 주택을 빌려쓰는 제도입니다.

일반적으로 계약 기간이 끝나면 전세 보증금을 전액 상환받고 나가는 방식으로

매달 일정액의 세를 지불하는 월세와 다른 개념의 임대차 방식입니다.

 

집주인은 매달 임대료를 받는 대신 무이자로 목돈을 마련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으며

세입자 입장에서는 매달 나가는 월세 부담을 덜 수 있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이러한 이해관계가 맞물려 독특한 전세 제도가 정착되었으며

외국에서는 거의 찾아보기 힘든 사례라고 합니다.

(전세를 영어로 번역할 때에도 그대로 'Jeonse' 라고 한다고 하네요.)

 

이렇게 집주인과 세입자의 이해관계가 맞물려 전세 계약이 이루어지지만

아무래도 큰 돈을 한번에 맡기는 방식이다보니 사건사고가 발생하게 됩니다.

보통은 집주인이 목돈을 다른 데에 써버리는 경우 문제가 생기는데요.

요즘 뉴스에 많이 나오는 전세사기에 해당한다고 볼 수 있습니다.

 

전세 보증금을 다 써버린 집주인들은 계약 만기 때 당연히 돈을 돌려줄 수 없게 되고,

세입자들은 집이 경매로 넘어가서 낙찰 받기를 기다리거나

최악의 경우 보증금을 돌려 받을 수 없는 경우도 발생합니다.

(그래서 요즘엔 전세 보증 보험이 필수적으로 자리잡았죠.)

 

이러한 금융의 형태는 일종의 '사금융' 으로, 부동산 자산의 규모와 비중이 압도적으로 높은

한국 사회에서 기형적으로 발전했다고 볼 수 있습니다.

집주인 입장에서는 무이자로 목돈을 2년~4년 동안 빌릴 수 있는

사금융의 형태입니다.

 

부동산 상승기일 때는 큰 문제가 되지 않습니다.

보통 다음 세입자의 보증금으로 기존 세입자의 보증금을 돌려주는데

전세 가격도 꾸준히 상승하는 시기에는 얼마든지 다음 세입자를 쉽게 구할 수 있고

기존에 받았던 전세금을 다른 투자에 사용하더라도 보증금 반환에 문제가 없게 됩니다.

 

하지만 문제는 하락기일 때 발생합니다.

특히 전세가가 하락하는 시기에는 '역전세'라고 부르는 현상에 의해,

새로운 전세 가격이 기존의 전세 가격보다 낮아지는 현상이 발생하여

새로운 세입자를 받아도 오히려 돈을 더 얹어서 기존 세입자에게 돌려줘야 하는 상황이 발생합니다.

 

최근에 이러한 역전세에 의해 보증금 반환을 하지 못하여 세입자와 법적 분쟁이 발생하거나

집이 경매로 넘어가거나 집주인이 잠적하는 등 많은 문제가 발생하고 있습니다.

 

집주인 입장에서는 '빌린 돈이니 마음대로 써야지'의 개념이 아니라

2년 또는 4년 안에 언제라도 돌려줘야한다는 마음으로 보수적으로

보증금 관리를 할 필요가 있습니다.


 

전세 제도의 발전 과정, 전세 제도 폐지 논란

 

전세 제도의 역사적 발전 과정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조선 시대부터 대한민국에 주로 존재하는 것으로 알려졌지만,

기원전 문명의 기록에 남아있을 정도로 오래된 제도입니다.

그리고 유럽의 법전에도 기록이 남아있고, 현재에는

볼리비아, 아르헨티나, 페루, 인도의 일부 도시 등에 존재한다고 합니다.

 

우리 나라의 독특한 발전 과정을 알아보겠습니다.

고려 시대에 '전당 제도' 에서 유래했다는 이야기와

조선 세종 시대에 등장했다는 이야기도 있습니다.

 

우리가 현재 사용하고 있는 전세 제도의 개념은 1899년 신문에 처음 등장했다고 합니다.

 

이후 경제 성장을 겪으면서 농촌에서 수도권으로 많은 인구가 이주하였고,

대도시 위주로 몰리면서 주택 가격이 급등했지만 가계 소득으로 주택을 구매하기가 어려운

주택 수요가 전세 제도의 확장으로 이어졌다고 합니다.

 

또한 1970년, 80년대에 새집을 사고 싶은 수요는 있었지만

아직 은행 제도가 발달하지 않아 개인 주택 담보 대출이 어려워

집주인 입장에서 세입자에게 돈을 빌리는 전세 제도를 많이 활용했다고 합니다.

이렇게 서로의 생각이 맞아 떨어지면서 전세 제도가 본격적으로 정착하게 됩니다.

 

그리고 2000년대에 들어서 전세와 월세는 부동산 거래의 양축으로 자리잡았고,

금융위기가 있을 때마다 전세 가격 또한 같이 오르 내리면서

부동산 경기의 지표로 활용되고 있습니다.

 

최근에는 2020년 임대차 3법 시행과 코로나 이후 저금리 투자 수요 증가,

전세 매물 감소 우려로 인해 전세 가격이 엄청나게 폭등하였고

2024년 들어 계약 만기된 전세 매물이 다시 가격을 올리면서 다시 한번

아파트 전세 대란 조짐을 보이고 있는 상황입니다.

 

이렇게 다소 위험성을 내포하고 있는 전세 제도에 대해

꾸준히 폐지하자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습니다.

 

2000년대 들어서 전세가격이 폭락하고 월세로 전환하자는 첫 번째 논의가 있었고,

최근에 전세 사기로 다시 전세 제도를 없애자는 이야기가 나오고 있습니다.

 

빌라, 오피스텔 전세의 경우 현재 전세 수요가 금감하고 거기에 전세가까지 폭락하고 있는데,

반사적으로 아파트 전세 수요는 폭증하고 있어서

전세 제도 자체의 실효성에 의문이 든다는 의견이 많습니다.

 

하지만 이미 2000조 이상의 보증금이 전세에 걸려있고,

일종의 '주거 사다리' 역할을 전세 제도가 수행해 왔다는 점 때문에

한번에 전세 제도를 폐지하고 월세로 전환하는 것은 쉽지 않아보입니다.

 

오히려 정부에서도 '전세 보증 상품'을 다양하게 출시하고

홍보를 함으로서 전세 제도 안정에 기여하는 부분이 있어서

이미 정착한 전세 제도의 흐름을 얼마나 바꿀 수 있을지 지켜봐야겠습니다.